책/읽고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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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자유로울 것책/읽고난 후 2017. 2. 26. 18:46
버리고 싶던 2016년이 가고, 2017년을 맞으며 하고자 했던 몇 가지 계획이 있었다.그 중 하나가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쯤 맞춰 글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티스토리를 새로 만들었다. 근 두어달의 시간이 흐른 뒤에 블로그를 보자니 뭐 하나 이룬 것 없어 보이지만더 이상의 불운이 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2016년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인지 뭔지,비탈길 한 걸음을 막 올라간 제주 여행이 끝나자마자 어이도 없는 일이 내게 왔고, 나는 또 한동안 동굴 속에 들어가야만 했다. 가족들의 권유로 포기하고자 했던 스페인을 다녀온 후,조금 사람같아졌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귀국 날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부터) 늘 그랬던 것처럼 신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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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필사하기. 사평역에서 - 곽재구책/읽고난 후 2017. 1. 3. 02:26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몇은 감기에 쿨럭이고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모두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그래 지금은 모두들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자정 넘으면낯설음도 뼈아품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한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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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될 때(When breath becomes) - 폴 칼라니티책/읽고난 후 2017. 1. 1. 23:16
'숨결이 바람될 때'는 평이 너무 좋아 구입한 책이었다.본래 에세이는 좋아하지 않아 일년에 한 번 구입할까 말까였는데, 이북 카페에서도, 여기저기 블로그에서도.. 소위 책 읽는 사람들에게 평이 너무 좋은 책이라 일단 구입을 해뒀으나 다운로드도 받지 않은 채 어디 언저리에 있었다.사실, 이리저리 쿠폰의 힘을 빌려 저렴하게 구매해 두고도 '읽지 않게 되면 환불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다운조차 받지 않다가.. 환불 기간이 1주일 내라는 걸 엊그제서야 알고 3일 전에 리더기로 다운 받아둔 책이다. 책을 덮은 순간 느낌은,평이 매우 좋았지만 "뻔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멀리만 했던 에세이에 대한 짧은 편견이 조금은 사라졌고, 무엇보다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나와는 지금 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