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고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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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 - 조민진책/읽고난 후 2020. 1. 11. 00:01
지금은 닫아버린 SNS를 한창하던 날들에 이 책의 글귀를 자주 봤다. 볼 때는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한동안 책과 글에서 멀어졌던 2019년을 보내며 특별히 기록하거나 찾지 않았다. 그러다 회사에서 지쳤던 지난 12월에 이 책을 찾은 이유는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책 제목과 그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물론, 책 표지도. 겨울에 태어난 나는 여름여자였기에 몇 년 전부터 겨울을 피해다닐 생각만 했다. 그런데 그 겨울을 피해 또 다른 겨울을 좋아한다는 이 책 제목이 모네와 런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림을 동경하고 해리포터와 그리니치 천문대의 런던은 러브액츄얼리의 배경이 되는 곳인데 꼭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그 곳의 모네라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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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이도우책/읽고난 후 2019. 4. 23. 00:00
행복했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가슴이 따뜻했고, 내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있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얼굴처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사랑에 빠져있었다. 자극적인 소재의 소설이나 걱정과 위로가 가득이거나 단편적인 에세이 류, 부동산, 주식 등의 각종 재테크 책에 익숙했던 내게 이 책은 휴식과 위로였다. 따뜻함이 천천히 밀려오는 이 느낌을 내내 잃기 싫어 계속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면 느낄 허무함이 염려되어 천천히 읽기 위해 부던히 애를 썼지만 결국 나는, 이 책을 펼침과 동시에 다 읽어버렸다. 은섭과 해원의 이야기는 너무나 예뻤고, 배경이 된 독립서점과 혜천읍은 따뜻했다. 독립출판물이 담겨있는 은섭의 비공개 포스트와 전체적인 줄거리가 교차하여 전개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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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책/읽고난 후 2019. 4. 22. 06:11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책을 덮었다. 한동안 멍했다. 쇼파 위에 머리를 베고 앉아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다가 내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랄까.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개월동안 두바이에 있던 시절, 같이 일하던 비슷한 또래 친구들과 2박 3일로 카타르 도하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 여행이 특별히 재미있다거나 에피소드가 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기억나는 것은 ‘여행지에서의 여행’ 이라거나 ‘해외에서의 해외’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 때 나는 내가 특별해짐을 느꼈다. 여행지에서 나는 작가 김영하의 단어처럼 노바디였지만 스스로에게 섬바디였다. 해외 경험이 많지 않은, 더군다나 여행으로는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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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책/읽고난 후 2019. 1. 9. 00:00
2018년 마지막 밤기대하며 찾아간 '라운드 미드 나잇(Round Midnight) 2018'에서 북토크 강연자 송형석 교수는 북토크가 끝날 즈음, 사실 오늘 기분이 좋지 않다며 사랑하는 친구 임세원 교수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짧게 했다. 생각해보니 시작할 때도 친구 임세원에게 라며, 자작곡 연주를 했다. 그 때 포털창에 처음 검색해 본 "임세원"은 연관검색어나 기사로 특이한 것은 검색되지 않았고 짧은 프로필만 있었다. 그리고 그 날 밤이 지나고 2019년 첫 해가 뜬 후 정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임세원 교수의 이야기로 첫 뉴스가 시작되었다.가슴 아픈 이야기인 그 일은 이 책을 읽으며 더 마음이 아팠다. 스스로 우울증을 겪고 그것을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우울증과 자살에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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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손님, Call me by your name책/읽고난 후 2018. 5. 28. 21:12
영화 을 보기 위해 급히 본 영화 예매 시간 전까지 급히 봐야한다는 생각이었기에 줄거리를 따라가기에 바빴던 은 책 관련 모 사이트에서 번역 관련 이슈가 많았던 터라 읽기를 미루고 미뤘던 소설이었다. 외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번역의 거슬림을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지금 번역된 글을 읽고 있구나.' 정도 생각한 듯.어쨌든, 급히 읽은 책이라 다른 느낌을 담기보다 책을 읽으면 줄 그어둔 몇 곳만 담아보려 한다. 내가 푹 빠지면 상대방도 푹 빠진다는 법칙이 어딘가에 있다. Amor ch'a null'amato amar perdona(사랑은 사랑받는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다.) 편에서 프란체스카는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하게 되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 그것이 사랑이라고 했다. 희망을 갖고 기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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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소노아야코책/읽고난 후 2018. 1. 19. 01:13
책 읽으면서 필사+간단한 생각정리를 그대로 붙인거라 다소다소다소다소 조잡합니다... - 안목이 없었던 내 탓을 하자. 10년 전 나와 오늘의 나는 안목이 다르다. 안목은 계속 키워야하는 걸까? - 부유한 집 자녀들이 돈을 보고 다가오는 제대로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여 떠날 수 있다는 부분이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 조금은 편협된 생각이 아닐까 했다. 실제 돈만 보고 만나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확률적으로라도 그 사람들 별로라거나, 돈 많다고 하면 떠나지 않는 사람도 별로라고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게까지 아닌듯 싶다가도 무언가 불편한 이야기였다. 아마 흑백논리이기에 그런 듯. "아내라고 생각하면 용서할 수 없는 일도 여동생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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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RE SA VIE책/읽고난 후 2018. 1. 8. 22:25
여행 중 작은 책방에서 나를 골라 준 윤진서의 비브르사비 이번 여행이 내게 말하려는 것이 비브르사비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책의 이 곳, 저 곳에 줄을 치고 노트에 필사를 지금 막 끝냈다. 에세이라고 하기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윤진서의 글들을 읽노라면 나도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나의 일을 끝내고 여행중이니, 이것 하나는 그녀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며 어설프게 따라하기에 만족해본다. 이렇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느끼고 채워가고 부딪치는 이런 방식이(일부러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 내게 무척이나 와닿는다. 잘 알려진 사람이 이렇게 솔직할 수가 있을까 싶음에 감탄하며 군더더기 없는 문장력에 또 한 번 놀란다. 그리고 나도 노트에 그녀의 문체를 따라 지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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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책/읽고난 후 2017. 2. 27. 02:04
어쩜 이렇게 책 제목을 잘도 지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그리고 그 지하 작업실에 영원히 감금되고자 하는 한탸를 발견하자마자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나의 한탸, 결국은 한탸다운 선택을 하는 것일까 싶었다. 보후밀 흐라발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온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솔직히 말하자면, 정신없는 카페에서, 그리고 조용한 집을 왔다갔다 하며 읽은 탓인지. 반드시 오늘은 이 책을 읽어버리겠다는 마음 때문인지아니, 그것보다는 내 부족한 역량으로 이 책은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묘했다. 그리고 즐거웠다.어느 부분에서는 오르가즘을 느꼈으며, 또 다른 부분에서는 미소없는 웃음이 가득했고, 중반부를 넘어가면서.정확히 말하자면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