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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책/읽고난 후 2017. 2. 27. 02:04

    어쩜 이렇게 책 제목을 잘도 지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 지하 작업실에 영원히 감금되고자 하는 한탸를 발견하자마자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나의 한탸, 결국은 한탸다운 선택을 하는 것일까 싶었다.



    보후밀 흐라발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온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신없는 카페에서, 그리고 조용한 집을 왔다갔다 하며 읽은 탓인지. 반드시 오늘은 이 책을 읽어버리겠다는 마음 때문인지

    아니, 그것보다는 내 부족한 역량으로 이 책은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묘했다. 그리고 즐거웠다.

    어느 부분에서는 오르가즘을 느꼈으며, 또 다른 부분에서는 미소없는 웃음이 가득했고,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정확히 말하자면 거대 압착기를 발견한 다음부터는 눈물없는 통곡을 했던 것 같다.



    자신이 믿고, 지키던 세상이 무너지고 결국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은,

    지하 작업실에서 그 시끄러운 고독을 만끽하단 한탸에게는 너무나 버거웠을 일이라

    그래서 그는 지하 작업실에서 책들과 함께하는 운명을 택했으리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화자가 되어 상상하고 본 것들, 느낀 것들을 마구잡이로 이야기하는 한탸를 가만 보고 있노라면

    오직 책만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사는 그의 인생이 부럽기도 했다.



    하나, 나는 지하작업실을 선택하지도 않았고,

    둘, 새로운 압착기가 왔을 때 충격을 받을만큼 사랑하고 지켜내야 할 것이 있을것인가?


    한탸가 지하 작업실에 있으며, 지난 삼십오년간 압착을 하며, 겪은 일련의 사건들(예를 들어, 어머니나 외삼촌의 죽음, 혹은 그 전 어린 집시여자의 죽음 같은)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전부가 되어버린 그 곳에서의 한탸의 고독이

    아리기도 했고, 전부라는 표현이 아쉬울만큼 그의 전부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책을 읽는 내내.





    분명, 두 번째 읽고, 또 그 다음을 읽을 때는 내가 성장한만큼

    보이는 것도 많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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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de by Jaimie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