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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행
    Enjoy/영화 2018. 1. 19. 18:52


    독립영화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독립영화가 좋다.

    그리고 이 영화가 왜이리 보고 싶었는지는 조금 더 용기가 생기거나, 조금 더 생각 정리가 되면 이야기 할 수 있겠지..
    어쨌든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 이십분동안 내내 영화생각을 했다.

    아마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적령기라 그런건지, 이제서야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어서인지, 아니면 결혼을 생각해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이라는 주제에서 멀지 않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영화같다.

    결혼을 해야할 지, 조금 더 미뤄야 할 지 갈등하는 젊은 남녀도
    사윗감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회적인 시선+a로 결혼을 권유하는 여자의 엄마와 그런 사윗감에게 경제력을 키울 기회를 주고자 하는 여자의 아버지
    32이라는 나이가 결혼하기에 늦은 나이니 당장이라도 결혼해야한다는 남자의 시골 아버지, 그리고 그 사람과 이혼한 남자의 어머니는
    나의 결혼을 경험했지만 자녀의 결혼에 있어서는 또 초행이다.


    이 주제는 당연하게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문제처럼 내가 생각하고 결정한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과정일거다.


    이 영화를 보고 "사랑하면서도 결혼은 다른것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너무 사랑하지만 결혼을 결심하지 않는 두 젊은 남녀의 모습이 사랑의 결론이 결혼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조금은 생소했다. 나도 기성세대처럼 생각했던걸까?
    결혼하지 않으면 결국 이별이 올 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이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 결혼하는 건 아니지만...
    딱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젊은 주인공은 또 하나의 사랑의 모습이었다. 나에게는 아직은 먼.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생각나던 장면,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살아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한 아들의 어머니
    어떤 사람들은 저렇게 이야기하는 부모가 있을까 싶지만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 심지어 딸이 있는 아버지가.
    정말 딸을 사랑하기에 하시는 말씀이라며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이야기하셨다 하여 내가 그럴 생각이 생긴 건 아니지만 아버지의 그 말씀이 결혼을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밖에서 만나는 연애와 같이 사는 연애는 다를테니,
    물론 같이 사는 연애와 결혼은 더 다를테지. 그러니 여주인공이 '같이 살아봐도 모르겠으면 어떡해요 어머니.'라고 이야기했겠지


    같이 살고, 사랑하면서도 "임신하면 어떻게 할래, 만약 그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래."라는 엄마의 질문에 아무 말 못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본 건, 맞겠지?
    거기에는 내 모습도 내 친구 모습도, 나 아는 사람들 모습도, 그냥 젊은 여자들의 모습이 모두 보였다.
    그것에 비하면 대학원에 가기 위해 하기 싫은 행동을 해야 하는 남자의 모습이나 하고 싶은 그림을 포기해볼까? 라고 말하는 남자의 모습은 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지, 이거 내가 여자여서만 일까?


    결혼이라는 초행에 가기 위해 나름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마음으로 같이 살고 있는 남녀(실제 그들이 그런 마음으로 같이 살지는 않았을 거다. 좋으니 살겠지)
    그런데 같이 살아도 결국 초행은 초행인가 보다. 아직도 모르겠다는 거 보니.




    한 방향으로 가니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길을 돌렸는데,
    이런. 돌리니 이번에는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또 반대편에서 오네.

    영화의 이 마지막 씬이 무척 좋았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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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de by Jaimie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