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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한달살이] 오일. 새별오름+서황돈까스+(제주공항)+제주도립미술관
    여행/2018. 1월. 제주 한달살기 2018. 1. 3. 21:15


    제주살이 다섯째날. 작고 큰 깨달음 얻기, 먹기의 소중함.



    동생과 둘이 유럽여행을 갔을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우리는 무언가 엄청 서두르지 않는다.

    여행하기에 뭐 이리 게을러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 열심히 돌아다니고 또 열심히 보고 느끼고 깨닫는다.


    오늘은 계획한 새별오름과 제주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식당, 정말 싸갖고 올라가고 싶은 식당을 만나며 마음이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다.





    동생이 올라가는 날이다.

    어제 짐을 대충 싸뒀는데도 아침에 마지막 짐을 싸고 씨리얼과 식빵으로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은 후 언제나처럼 어디서 정차하더라도 내 공간으로 만들어 줄 아이템이 가득한 백팩을 메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늘 가던 길과 반대로 가며 제주 마을+바다에 잠시 빠졌다. 그래, 이래서 제주를 오려했지.




    집(?) 근처. 오늘도 하늘은 깨끗하게 방긋









    차로 30분 달려 도착한 곳은 동생이 제주에서 꼭 가고 싶은 한 곳을 꼽으라면 여기를 가겠다던 새별오름

    갖고 온 여행책자에 새별오름은 오름 중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는 않지만, 오름의 난이도 높은 곳이 이 정도라면 제주에 있는 동안 가능한 많은 오름을 다닐 수 있겠다 싶었다.




    새별오름에 올라가면 보이는 풍경들





    제주의 억새가 가장 예쁠 때?가 가을이라고 한다.

    지난 제주 방문이 11월 중순쯤이었는데 그 때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며 참 예쁘다는 생각과 이 억새들을 오름에서 보지 못하고 돌아감이 너무 아쉬웠는데

    동백꽃만을 생각하며 온 제주에서 너무 예쁜 억새를 봤다.


    억새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모습과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 백록담과 다른 오름들

    포르투갈을 연상케 하는 오름 아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고 계속 오고 싶기도 담아가고 싶기도 했다.




    내려와 바라본 새별오름





    20대 초중반에 사진을 찍고 다니며 눈으로 담는 것 이상의 렌즈는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새별오름이 딱 그렇다.


    나름 예쁘게 나온 사진들을 보면서도 나는 아직도 새별오름을 둘러싼 거칠지만 경쾌한 바람과 나를 둘러싼 금꽃의 춤사위를 그저 느낌으로 기억함이 못내 아쉽다.




    새별오름이 오르기 어렵다는 건 급경사때문인데 그 길이가 엄~청 길지 않으니 잠깐 으다다다다 하면 금방^^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내 까다로운 식습관 중 하나가 튀김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제주와서 흑돼지돈까스에 이어 벌써 두 번째 튀김요리를 먹었다.

    그리고 아마 나는 오늘 이후로 튀김요리를 매우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새별오름의 바람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찾기도 했고

    방문한 두 군데 식당은 한 곳은 웨이팅이 너무 김과 직원분의 짜증나는 불친절, 또 다른 한 곳은 정기휴일이라 세 번쨰 식당을 찾아야했다.


    그래서 급히 찾은 서황돈까스는 이번 제주살이에서도, 그리고 지금까지의 제주방문에서도, 최근 몇 개월동안 방문했던 모든 식당을 통틀어 가장 좋았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나만 알았으면 좋겠는 식당..(이미 많이 알고 있겠지만)

    멜로망스 이후에 또 사람들이 다 아는 곳이 될까 걱정도 되지만 오늘의 감동을 너무나 전하고 싶다.




    효리언니때문에 알게 된 소길리의 어느 식당 하나

    생선까스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간 곳은 가끔 공사 현장이 보이는 일차선 도로 옆 어느 곳, 주택들이 옹기종기 있는 곳 어딘가에 있었다.


    잠깐의 웨이팅 후 들어간 이 곳은

    6개의 테이블이 있는 작은 공간이었고

    메뉴판 대신 주방 위 메뉴현수막이 있었다.


    가장 유명한 생선까스는 매일 다른 생선으로 준비하기에 그 부분만 오늘의 생선이라고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깔끔한 작은 식당에서 추천받은 생선까스와 샐러드 우동은

    생선까스 한 입과 우동 한 입 물 때 너무 맛있어 놀람이 아직도 생생하다.





    좌1. 생선까스 이 날의 생선은 농어 부시리 참돔 장어

    좌2. 샐러드 우동. 새우마저 엄청 탱탱

    생선까스 14,000원 샐러드우동 10,000원





    음식을 먹으면서

    음식의 맛도 너무 좋았지만 작은 공간, 음악, 요리하는 소리, 사람들 등 그 곳의 분위기를 애정했다.

    사람들을 꼭 데리고 이 식당을 다시 와야지 라는 생각은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과 꼭 오고 싶다, 그 사람에게 이 곳을 보여주고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미쳤다.


    그런 소망은 언제 이뤄질 지 도저히 알 수가 없지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

    기분 좋은 분위기의 식당에서 느리게 가는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추억을 만드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20대 중반 때 나보다 세 살 많은 룸메이트 언니가 자신은 사람이 친해지기 위해서 꼭 밥을 함께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만 하더라도 그런가 보다 했고

    그냥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먹는 행위를 즐거움으로 느낀다는 내 성인사춘기 시절 많은 깨달음을 준 친구의 이야기에도 오! 했다.

    레스토랑에서는 별로였던 사람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멋있어 보인다거나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경험이라며 먹는 부분에 있어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하며 즐겼던 사람을 보면서 그래, 먹는 건 참 중요하지.

    머리로 습득했는데


    오늘은 마음으로 느낀 것 같다.



    식당이라는 공간은 참 묘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으로 동생을 공항에 데려다 주니 오후4시


    숙소가 서귀포라 제주쪽으로 올라오면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 날도 흐리고 애매한 시간에 미술관을 가기로 했다.(후보에 올랐던 박물관은 다음주 친구가 오면 가기로)



    언젠가 건축하는 친구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사진 한 장이 인상깊게 남았는데 그 곳이 제주도립미술관이었다.

    친구때문이 아니더라도 미술관, 박물관을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가려하긴 했다만 건축하는 친구의 영향때문인지 최근 건축물에 관심이 가서인지 이 곳도 건축물이 인상깊었다.







    지금 제주도립미술관은 총 세 관에서 전시가 되고 있는데

    <과학예술 2017 카본프리>와 <송영옥 탄생 100주년> 전시가 후에 봐서 그런지 인상 깊게 남았다.


    문과생인지라 탄소를 비롯하여 이과 용어에는 매우 취약하여 내게 아쉬움이 약간 있었던 카본프리는 painting만 전시하지 않아 인상깊으며 재미있었다.

    특히 바다의 폐기물을 밟으며, 그 소리와 바다소리가 함께 스피커로 나는 우는 바다나

    플레이스테이션 조종기로 직접 시각을 조절하여 잠실을 배경으로 우주선 나는 곳을 인포메이션, 뉴스, 게시물 등을 조회해보게 해둔 곳이라든가

    사람이 만든 문명으로 사람과 세상이 파멸됨을 게임으로 만든 것들

    그리고 나무를 켜켜이 쌓은 후 모양을 내고 나무를 삶아 표면을 만든 조각과 못을 활용한 작품들은 계속 기억하고 싶다.










    동생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다시 서귀포로 내려가는 길에 보딩타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식을 전할겸 혼자 남을 내 걱정을 할겸 전화를 걸어 준 동생과 잠깐의 통화를 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였다.



    제주로의 한 달 살이는 내가 선택한 거고 동생은 말했던 날들만 있다 가는 건데, 뭔가 혼자 남는 기분이

    최근 내가 경험한 일들과 유사하기에

    입국장으로 들어가는 동생을 보면서 남아 있는 내 모습에도 멀어지는 동생 모습에도

    그리고 나의 지난 제주도 지지난 제주도 일행이 있어 같이 움직였는데 그런 모습들도 생각이 나며

    내 결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결정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아무말대잔치







    ■ 오일 지출내역.



    ▷    24,000원 : 돈까스서황(생선까스+샐러드우동)

    ▷       1,200원 : 제주공항 주차료

    ▷       2,000원 : 제주도립미술관 입장료

    ▷     44,667원 : 기름값

    ▷      8,400원 : 투썸 중문(아메리카노+크로크무슈)


    ▶   80,267원 - 5일 총 경비

    ▶   519,815원 - 누적 경비



    ☆ 협찬 : (동생) 공항에서 드롭탑 아메 


    ☆ 아침 : 집에서 해결(씨리얼+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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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de by Jaimieee.